여행을 가면 기대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음식이죠. 이 동네는 뭐가 맛있을까? 이렇게 한번쯤 생각해보셨죠. 어떤 지역을 방문하면 지역 특산물이 대표음식이기도 한데요. 산지에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은 생각만해도 군침이 돕니다. 하지만 지역 특산물이 꼭 그 지역 대표 음식은 아닐수 있습니다.
특히 그 지역이 서울이라면 더욱 그렇죠. 그런데 왜 그 음식이 그 동네 대표음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궁금즘 조금이라도 풀어볼까요?
신림동 - 백순대
신림동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백순대'입니다.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아리송한 이름이죠. 그리고 과연 이게 맛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죠. 신림역에 내리면 바로 근처 순대가게들이 모여 있는 건물이 있는데요. 그곳이 바로 백순대의 성지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뻥 뚫린 홀에 많은 테이블을 볼수 있는데요. 테이블 위에는 어김없이 넓다란 철판이 있습니다. 이 철판위에 순대와 당면, 여러 야채를 특별한 양념없이 볶아 이곳만의 특제 소스에 찍어먹는게 별미죠. 돈이 부족한 학생부터 저렴한 가격에 술안주를 즐기기 위한 직장인들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합니다.
순대는 일반적으로 북쪽에서 온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신림동은 왜 백순대로 유명해졌을까요? 두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
(1) 등산객이 요청해서?
일반적으로 순대볶음 하면 빨간 양념에 칼칼하게 볶은 순대를 먼저 떠올리죠. 하지만 신림동에서는 양념과 함께 볶지 않고 찍어 먹습니다. 볶을 때 양념없이 볶아서 '백순대'라고 부르거죠. 70년대에는 이곳 신림동에는 순대가게가 두곳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땐 일반적인 순대볶음처럼 빨간 양념과 함께 볶아서 팔았죠.
그런데 근처 관악산을 등산하던 등산객들이 양념없이 볶아 달라고 해서 나온게 지금의 백순대라고 하는데요.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이후에 입소문이 나 너도나도 백순대를 찾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과학적이진 않지만 재미있는 설이죠?
(2) 순대 공장이 있어서?
과거 신림동은 판자촌이 많은 동네였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 서민들이 모여 살았고, 근처에 순대공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순대를 받아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팔던 백순대가 점점 유명해져 지금에까지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설이 맞는지 모르지만 백순대가 맛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동대문 - 닭한마리
지방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음식입니다. 그냥 보기엔 삼계탕이나 닭백숙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닭한마리만의 고유한 매력이 따로 있습니다. 닭백숙은 닭을 통째로 삶아 나오고, 닭한마리는 닭을 잘라내져 나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죠. 닭한마리는 닭을 이용한 닭전골이라고 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운데요. 삼계탕이나 닭백숙의 비해 맛이 가벼운듯 하지만, 은근한 닭육수가 매력입니다. 그리고 먹다보면 어느덧 찐한 닭육수를 맛볼수도 있죠.
닭한마리는 닭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죠.
처음 시작은 정확히 알수는 없습니다. 다만 서울 중부 즉, 지금의 종로, 동대문 인근에서 시작했다고 보는데요. 1978년 동대문 시장에 있는 가게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식의 역사로 볼땐 그리 긴 역사를 가진 음식은 아니지만 지금은 꽤나 인기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필수코스이기도 하죠.
다만,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 인근 닭한마리집 보다 집 근처나 다른 지역에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은 가성비가 좋지 않습니다.
종로 - 생선구이
지금은 옛 흔적이 없어진 종로 피맛골. 종로 생선구이는 이 피맛골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피맛골의 유례를 보면 재미있는데요. 조선시대 양반들은 말을 많이 타고 다녔죠. 이를 일반 백성들이 피해 다니기 위해 다니는 길을 피맛골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 말을 피하는 길'이라는 뜻이죠. 참고로 이 길은 자연스럽게 생긴 길이 아닌 조선 개국공신 중 하나인 정도전이 백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라고 합니다. 백성들이 주로 다니는 이 길은 자연스레 주점과 식당이 자리잡았고 현대까지 이르게 된거죠.
종로가 생선구이로 유명해진 이유는 7~80년대 저렴한 가격에 한끼를 해결하거나 고등어 구이를 안주로 막걸리를 즐기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자주 모이게 되면서입니다. 특히 집에서는 하기 힘든 생선 직화구이는 이곳을 더욱 특별한 장소로 만들었죠. 바다와 아무 연관이 없는 종로가 생선구이로 유명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포 -돼지갈비
지금도 마포 뒷 골목에 가면 맛있는 돼지갈비 냄새로 가득합니다. 마포가 돼지갈비로 유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마포에서 돼지갈비가 탄생했으니깐요. 1970년 대 경제발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우리나라는 이제 조금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됐습니다. 그래도 많이 부족하던 시절입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사람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보다 맛을 위한 음식을 찾기 마련이죠. 당시 달콤한 양념을 재운 소갈비가 인기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소고기는 비싸서 서민들이 먹기엔 부담이 있죠. 그래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들기 시작한게 지금의 돼지갈비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마포가 아닌 전국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죠. 그리고 더이상 돈이 없어서 소갈비를 대신해 먹는 음식이 아닌 소갈비보다 돼지갈비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당시 처음으로 돼지갈비를 만든 식당은 아직도 마포에 그대로 있습니다.
서울 동네별 맛집을 첫번째로 알아보았는데요. 한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대부분 1970년대쯤 시작되었다는 점이죠. 당시 꿈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들이 그 동네 대표음식이 되었습니다. 주머니 부담을 덜어주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수 있는 동네들이죠. 코로나가 끝나면 그곳에 다시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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