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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비상금 숨겨도 이혼사유에 해당할까?

by 잡학박씨 2023. 9. 17.

합법적인 결혼 관계를 맺은 부부는 서로의 재정 상황, 수입, 지출을 솔직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부부는 경제공동체입니다.

그래서 부부가 겪는 많은 갈등 중 하나가 비상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부를 늘리기 , 취미 생활을 하기 위해, 부모님께 용돈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비상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배우자 몰래 비상금을 쌓아 저축해 두었다는 사실은 상대방 배우자에게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비상금이 이혼사유?

그렇다면 배우자 몰래 숨겨둔 비상금(비밀계좌)이 정말 이혼사유가 될까요? 배우자 몰래 비상금을 모으는 것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다만, 배우자 몰래 비상금을 조성했다는 사실은 이혼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혼사유가 되려면 민법 제840조에 규정된 이혼사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와 긴급자금 문제는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1번부터 6번까지의 이유 중 6번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마저도 타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비상금 문제로 부부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가족경제가 기울어져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상금도 공동 재산에 해당할까?

그렇다면 배우자가 모르는 비상금은 공동재산에 해당할까요? 배우자가 각자 비상금을 따로 저축하더라도 비상금의 출처는 결혼 중 발생한 급여나 수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비상금은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상금을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보는 경우, 이혼 시 비상금은 재산분할에 속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혼인 중에 부부가 공동으로 취득한 모든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여도에 따라 다르게 분배됩니다. 따라서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 배우자의 비자금 존재를 알지 못하더라도 긴급자금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알게 된 비상금

하지만 배우자의 휴대폰을 보다가 몰래 비상금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다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혼한 경우라도 배우자의 물건을 몰래 확인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사생활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가 침해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결혼한 부부라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배우자의 비상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휴대폰뱅킹 앱을 통해 은행계좌잔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나 공동인증서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이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형법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글 서문에서도 말했듯이 부부는 경제공동체입니다. 비상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우자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저축할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저축할 것인지에 대해 배우자에게 솔직하고 마음을 털어놓으면 이혼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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