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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폭행사건은 모두 쌍방폭행일까? (정당방위)

by 잡학박씨 202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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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잘못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알고 있지만, 가끔 화가 나는 일이 있고 급기야 폭행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안에서 대부분 쌍방폭행을 주장합니다. 

 

가장 흔한 상황을 보겠습니다. 폭행사건 중 상당수는 음주와 연관이 있습니다. 술자리 중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어서 시작되는 폭행사건이 많죠. 일방적으로 한쪽이 피해를 입은 상황보다 서로 주먹이 오가고 욕을 하는 등의 행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폭행으로 경찰조사를 받으면 쌍방폭행을 주장하죠. 

 

반대편에서 보자면,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어 자신은 정당방위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방어 차원에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느끼죠. 그런 상황에 자신에게도 폭행에 대한 책임이 있는 쌍방폭행이라고 한다면 억울한 측면이 있죠. 그렇다고 무조건 쌍방폭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폭행죄란?

쌍방폭행은 폭행이라는 행위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폭행죄 성립은 어떻게 될까요? 형법 제260조를 보면 폭행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할 경우 성립되고, 여기서 폭행은 유형력 행사를 의미합니다. 

 

'유형력 행사'. 무슨 뜻인지 선뜻 다가오지 않습니다. 우리 법에서는 유형력 행사를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폭력이라 하면, 실제 물리적인 행위로 상대방을 다치게 할 경우만 생각하는데요. 밀치거나 멱살을 잡는 행위 역시 유형력 행사에 포함됩니다. 상대방이 맞지 않았더라도 물건을 던졌다면 역시 유형력 행사죠.

 

즉, 상대방의 시비에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할 경우, 높은 확률로 유형력 행사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쌍방폭행이 인정되는 경우

폭행사건에서 쌍방이냐, 일방이냐가 결정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같은 행동이라도 내 행동이 유형력 행사에 대한 방어행위인지가 중요합니다. 상대방 폭행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어 행동이라면 쌍방폭행이 아닙니다.

 

물론 방어 과정에서 일부분 폭행 행위가 있겠지만, 그런 행동은 위법이 아닌 정당방위로 보는 것이죠. 

 

그런데 정당방위의 범위 또한 문제가 됩니다. 어느 행위까지가 정당방위이냐가 중요한 쟁점인데요. 예를 들어, 상대방이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다고 해서 방어행위 중 상대를 의자로 내리친다면? 이것은 정당방위일까요? 이 경우 오히려 특수폭행으로 더욱 불리한 상황이 됩니다. 

 

특히 폭력사건에서는 양자 간 상당히 흥분한 상태로 대치하기 때문에 방위 행위를 넘은 대응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정당방위 성립은?

방어를 위한 행동. 어디까지가 정당방위로 인정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요건이 있는데요. 첫 번째,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을 것'입니다. 상대의 폭행이 계속될 때 정당방위가 성립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상대 폭행이 멈춘 상태에서 공격 행위가 있다면 정당방위로 인정 받기 어렵죠. 

 

두 번째,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 일 것'. 세 번째,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 이렇게 3가지 요건이 있는데요. 첫 번째 경우 그 경계가 명확 알 수 있지만, 이후 조건은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래서 쌍방폭행에서 방어를 위한 행동이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았는가가 주요 쟁점입니다. 

 

자신은 방어를 위한 행동이라 주장하지만, 법원에서 이를 공격 행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맞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폭행 사건에서 상대가 쌍방폭행을 주장하면 그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폭행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은 당시 상황과 맥락이 중요합니다. 먼저 폭력을 행사한 사람이 어느 정도의 폭력 행사가 있었는지, 또 그에 대한 방위행위가 어떠했는지가 중요하고요. 양자 간 신체적 조건 역시 고려대상입니다.

 

그 상황을 방어자가 회피할 수 없었는지, 동행자는 누구인지 모두 고려해야 하죠. 이처럼 사건일 발생하면 단순 때렸다, 맞았다는 주장으로는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정당방위다.' 딱 정해진 룰은 없습니다. 수학 문제처럼 정답, 오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폭행 사건은 사안에 따라 쌍방폭행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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