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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세무대리 무혐의 받은 삼쩜삼, 세무사회는 어쩌나?

by 잡학박씨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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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쯤 전문직과 플랫폼에 관련해 글을 한번 썼습니다. 21년 세무사회, 세무사고시회는 삼쩜삼을 고소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삼쩜삼'은 반드시 처벌이 된다고 확신을 했습니다. 특히 회장 선거가 있었던 지난 몇 달 동안 각 후보의 주요 공략 중 하나가 삼쩜삼 처벌과 유사 사업자 방지 등이었습니다. 

 

그렇게 삼쩜삼 처벌을 확신했지만, 지난 8월 18일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세무사회에서 고소한 모든 혐의에 대해서 삼쩜삼은 무혐의. 변협과 로톡 싸움처럼 이번에도 플랫폼 사업자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세무사회는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죠. 하지만 한번 결정된 이 사안을 뒤집기란 어렵습니다. 

 

 

시대의 흐름인가, 권리의 침해인가.

8대 전문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변호사, 변리사, 법무사, 노무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감정평가사를 문과 8대 전문직이라 부릅니다. 위 순서는 난이도 상관없이 나열했습니다. 오해마시길...

 

지금 8대 전문직 중 변호사, 세무사, 감정평가사는 플랫폼 시장과 충돌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나머지 직종에서도 나타날지도 모르죠. IT 기술의 발달은 개인 생활, 사회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처음 카톡이 나왔을 때 통신사는 망할 거라는 이야기가 많았죠. 문자와 전화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데 통신사는 무엇으로 수익을 만드냐고... 하지만 통신사가 망했나요? 아닙니다. 다른 형태로 또 수입을 만들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서비스, 그러니깐 기존 없던 서비스가 나오면 기성 산업 중 하나가 소멸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케이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 서비스를 잠식하기보단 새로운 틈새시장이 생성되는 형태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직 영역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플랫폼 사업이 해주고 있습니다.

 

 

 

과거와 지금....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나 플랫폼 사업이 없던 시절... 변호사가 필요할 때 어떻게 했나요. 직접 발품을 팔아 변호사를 찾아보거나, 지인 중 아는 변호사가 있는지 수소문해보았죠. 두 가지 경우 모두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은 매우 좁습니다. 그리고 내가 받은 서비스가 비용 대비 적정한지도 알 수 없고요.

 

지금은 다릅니다. 검색을 해보면 나오는 수많은 법률 홈페이지, 로톡을 통해 실제 변호사 상담도 받을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많아졌습니다. 

 

세무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을 할 때, 세무사 사무실 한 군데 맡기고 매달 기장료를 지급하고 세무신고 시 조정료를 지급했습니다. 사업을 접고, 프리랜서로 일할 땐 담당 세무사가 없었죠. 그리고 어차피 세금신고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만 하니깐요.

 

혼자서 홈택스로 신고를 해보려 해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홈택스에서 직접 하나 삼쩜삼이나 세무 플랫폼을 이용하나 차이도 없는데 왜 수수료 내면서 하냐고... 그런 분들은 홈택스에서 그냥 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프리랜서라고 해서 다 같은 형태가 아닙니다. 수익 규모도 다르고 신고 형태도 다르죠. 여기서 조금만 복잡하게 들어가고 소득 종류가 여러 개인 프리랜서라면 혼자서 홈택스로 신고하기란 어렵습니다. 몇 시간 붙들고 나서 결국 플랫폼을 이용하죠. 그렇다고 세무사에게 맡기기엔 조금 아쉬운 규모죠.

 

 

세무사들 원래 관심 없었잖아?

삼쩜삼 서비스가 어느 날 갑자기 뚝딱하고 나왔을까요? 아닙니다. 처음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죠. 점점 사업 규모가 커지고 사용자도 몇백만 명이 넘어가면서 기존 전문직 집단과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냉정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프리랜서나 개인 종합소득세 신고가 세무사들 관심 영역이었는가? 말이죠. 

 

당연히 종합소득세 신고도 세금신고이기 때문에 세무사 영역이죠. 하지만 주수입원이라고 딱 말할 세무사는 거의 없을 겁니다. 실제 프리랜서 중 종합소득세 신고 때문에 세무사 사무실을 찾아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세무사들이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거의 찾지 않는 세무사 사무실을 찾아가는 일이 번거롭고요. 눈치도 사실 보입니다. 

 

그리고 내 수입 내역을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다 보이는 부담도 있습니다. 플랫폼은 그런 걱정 없이 편하게 이 모든 일을 정당한 비용을 내고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쩜삼이나 유사 서비스들의 성공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세무사회는 이의신청과 더불어 자체 플랫폼 제작을 하겠다고 합니다. 과연 자체 제작 플랫폼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삼쩜삼을 이용 하는지 본질에 대한 파악도 전혀 못하고 있고요. 

 

 


앞으로 플랫폼과 전문직 사이 갈등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결과는 플랫폼 사업자가 조금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신규 서비스가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꼭 새로운 사업자가 플랫폼을 들고 나올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전문직이나 협회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기존 익숙한 환경 그리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발전을 망설인 것은 아닌지 반성의 시간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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