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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계약갱신요구권,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by 잡학박씨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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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든 월세든,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이 있죠.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어쩌지?" 특히 아이 학교 문제, 직장 거리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계속 살고 싶은 분들에게는 정말 불안한 시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계약갱신요구권이에요. 2020년 7월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 제도 덕분에, 세입자는 한 번에 한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권리가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임대인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어요. 오늘은 계약갱신요구권의 기본 개념부터,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유, 그리고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쟁점까지 폭넓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계약갱신요구권이란?

계약갱신요구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규정된 세입자의 권리입니다. 핵심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행사해야 합니다.

✅ 세입자는 1회에 한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갱신되는 계약의 기간은 2년입니다.

✅ 갱신 시 임대료 인상은 직전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됩니다.

즉, 최초 2년 계약에 갱신 2년을 더하면 세입자는 최대 4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에요.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집주인이 계약 만기 시 갱신을 거부하면 세입자가 무조건 나가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강화된 보호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 세입자의 갱신요구권은 강력한 권리이지만, 법에서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임대인이 이를 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정 사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각호에서는 임대인이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게요.

 

① 임차인이 2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한 경우

세입자가 차임(월세)을 2개월분 이상 밀린 사실이 있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연속'으로 2기를 연체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임대차 기간 전체를 통틀어 합산 2기 이상의 연체 사실이 있으면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연체 후 전액 변제한 경우에는 실무적으로 다투어질 여지가 있어요.

 

② 임차인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계약 체결 과정에서 세입자가 중요한 사실을 속이거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데 거주 목적이라고 속여 계약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어요.

 

③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임대인과 세입자가 서로 협의하여,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상당한 보상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갱신 거절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상당한 보상'의 기준은 법에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서,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되는 부분이에요.

 

④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

세입자가 집주인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다시 빌려준 경우입니다. 쉽게 말하면, 허락 없이 '재임대'를 한 것이죠. 이는 임대차 계약의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보기 때문에, 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됩니다.

 

⑤ 임차인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

세입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차 주택을 크게 파손한 경우입니다. 일반적인 생활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노후화나 경미한 손상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요. 고의적으로 벽을 허물거나, 중대한 부주의로 누수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등 심각한 수준의 파손이 있어야 합니다.

 


 


🏠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사유 : '실거주' 목적

위에서 열거한 사유 외에,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거절 사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임대인 본인(또는 직계존비속)의 실거주 목적이에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에 따르면,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제 거주'란 임대인 본인뿐만 아니라 임대인의 직계존속(부모)이나 직계비속(자녀)이 거주하려는 경우도 포함돼요.

 

이 사유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정말 실거주 목적이 맞느냐"는 것을 놓고 세입자와 임대인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는데, 세입자가 나간 뒤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새로 임대를 주거나, 빈집으로 놔두거나, 제3자에게 매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법에서는 허위 실거주에 대한 제재 규정도 두고 있어요.


⚖️ 허위 실거주,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으나, 실제로 거주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상당한 법적 불이익이 발생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실거주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임대인은 세입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손해에는 이사비, 새 주거지의 보증금이나 월세 차액, 중개수수료 등 퇴거로 인해 발생한 실질적인 비용이 폭넓게 포함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21조에서는 갱신 거절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 실거주 의무 기간은 갱신 거절일로부터 2년입니다.

⚠️ 2년 이내에 실거주하지 않거나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 과태료 대상

⚠️ 세입자는 퇴거 후에도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내가 들어가서 살 거니까 나가 달라"고 통보했다면, 세입자로서는 실제로 실거주가 이루어지는지 이후에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허위 실거주로 밝혀지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요.


 


📋 갱신요구권 행사 시 세입자가 주의할 점

계약갱신요구권은 강력한 권리이지만,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보호를 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세입자가 꼭 알아두셔야 할 주의사항을 정리합니다.

 

첫째, 행사 시기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갱신요구는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갱신요구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대인이 이미 정당하게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힌 후라면 다툼이 복잡해질 수 있어요. 가능한 한 만료 6개월 전에 서면으로 의사를 전달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둘째, 서면(문자/내용증명 등)으로 통보하세요.
구두로만 "계약 갱신할게요"라고 말하면, 나중에 "그런 말 들은 적 없다"는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 우편,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갱신 의사를 전달하고, 그 증거를 보관해 두세요.

 

셋째, 1회 행사 제한을 기억하세요.
갱신요구권은 딱 한 번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번 갱신요구권을 사용해서 계약을 연장한 경우에는 다시 행사할 수 없어요. 따라서 갱신 후 2년이 지나면 임대인은 별도의 거절 사유 없이도 계약 종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넷째, 묵시적 갱신과 혼동하지 마세요.
갱신요구권과 묵시적 갱신은 다른 개념입니다. 묵시적 갱신은 임대차 기간이 끝났는데 양쪽 모두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아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이고, 갱신요구권은 세입자가 적극적으로 갱신을 요구하는 것이에요.

 

묵시적 갱신의 경우 세입자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은 2년의 계약기간이 확정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부당하다면?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했는데, 그 사유가 법에서 정한 것에 해당하지 않거나 거짓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 1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만약 임대인의 부당한 거절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퇴거 압박을 받고 있다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이사를 하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되므로,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어요.

 

방법 2 :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이용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 부담도 적어요. 갱신 거절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고,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깁니다.

 

방법 3 : 민사소송
조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최종적으로 민사소송을 통해 갱신 거절의 정당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법정 사유 없이 갱신을 거절하고 세입자를 퇴거시킨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진행할 수 있어요.


 


💡 자주 묻는 질문 정리

계약갱신요구권과 관련하여 실제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질문들을 모아봤어요.

Q.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새 집주인에게도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임대인 지위는 새 소유자에게 승계되므로, 세입자의 갱신요구권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새 집주인이 "나는 전 주인과 맺은 계약이니 모른다"고 주장해도 법적으로 통하지 않아요.

 

Q. 전세 계약인데, 갱신 시 보증금을 5% 넘게 올려달라고 하면?

갱신요구권을 통해 갱신되는 계약에서는 직전 보증금의 5%를 초과하여 인상할 수 없습니다. 임대인이 5%를 넘는 인상을 조건으로 내건다면 이는 부당한 거절에 해당할 수 있어요.

 

Q.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뒤 세입자가 중도 해지할 수 있나요?

갱신된 계약도 일반 임대차 계약과 마찬가지로, 세입자가 중도 해지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임대인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묵시적 갱신과 달리, 갱신요구권에 의한 갱신 계약은 2년의 기간이 정해져 있어 세입자의 일방적 해지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해요.

 

Q. 상가 임대차에도 같은 제도가 있나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도 계약갱신요구권이 있지만, 주택과는 내용이 다릅니다. 상가의 경우 최대 10년까지 갱신요구가 가능하고, 거절 사유도 다르게 규정되어 있어요. 상가 임대차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주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강력한 법적 보호 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권리도 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충족해야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어요.

 

반대로 임대인 역시,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그 사유가 법에서 명시한 것에 해당해야 하고, 특히 실거주 목적을 내세우는 경우에는 실제로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따릅니다.

 

세입자든 임대인이든, 갱신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맞게 대처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정확한 정보가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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